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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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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대화 싸움으로 끝나기 일쑤 |
2004-12-15 21:5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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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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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입장서 생각해 보길…
남편과 아내 사이의 의사소통은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이끌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대화만 시작하면 싸움으로 끝나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 물론 더러는 처음부터 잘잘못을 따지고 싸우려고 작정을 하고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다투려는 의사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만 시작하면 자신들도 모르게 서로 언성이 올라가고 감정을 건드려 폭발하는 부부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아예 마음을 터놓지 않고 필요한 말만 하면서 살아간다.
무엇이 문제일까. 왜 부부간에 말을 시작하면 속이 시원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답답하고 속이 터져서 점점 말문을 닫고 대화를 포기하게 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남편과 아내는 대화를 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남편은 주로 사고, 관념, 생각, 신념에 근거해서 자기표현을 하고 대부분의 아내는 감정, 정서, 느낌에 바탕을 두고 자기표현을 한다. 쉽게 말해서 서로 말을 하는 코드가 다르다. 남편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아내는 자기가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아내는 단순히 자기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말하는데 남편은 아내의 느낌을 자기에 대해서 비판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인다. 또 아내는 자기의 느낌을 그냥 표현하는 것으로 만족하는데 남편은 뭔가 바꾸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을 주장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반대로 남편은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데 아내는 그것이 자기를 향한 감정이라고 오해를 한다.
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내는 서로 다투고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다르다. 남편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면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내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아내는 자기가 어떻게 느꼈는지 얼마나 화나고 속상했는지 그 느낌을 이해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아내가 자기의 느낌을 말하기 시작하면 남편은 이미 자기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는데 계속 따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겨워하고 참을성을 잃고 화를 낸다. 그 결과 문제는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서로 감정만 쌓이게 된다. 어떤 남편들은 또 시작이구나 생각하면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린다는 식으로 무조건 잔소리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그런데 만일 이때 남편이 아내가 불평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아내의 느낌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얼마나 화가 났겠느냐, 내가 너무 이해하지 못했다”는 등의 반응을 해 주면 아내의 기분은 금방 전환되고 마음에 남는 것도 없게 된다. 반대로 남편의 일장 연설을 듣는 아내도 마찬가지다. 또 시작하는구나가 아니라 “듣고 보니 당신 생각이 일리가 있다, 이해가 간다”는 식으로 반응해주면 남편은 금방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남편도 느낌과 감정이 있고 아내도 생각과 관념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시작할 때 일차적으로 중요시하는 것이 다르다. 남편은 생각과 관념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의 생각과 관념을 주장하고 존중받고 싶어 한다. 아내는 느낌과 감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의 느낌과 감정을 이해받고 존중받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부부간에 서로 대화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남편들과 아내들은 각각 자기의 관념과 생각에 집착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느낌과 감정에 집착한 나머지 상대방의 생각이나 느낌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보스톤 서운사 주지
[불교신문 2072호/ 10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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