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
|
글쓴이
|
|
절에서는 화장실을 '해우소'라고 한다.
풀이하면 '근심을 푸는 곳'이다.
화장실의 의미를 이처럼 기막히게 표현한 말도 없다.
생리 현상이 급할때는 누구나 진땀이 난다.
한마디로 이 '뱃속의 근심'은 지위의 놓고 낮음이 없고 체면도 상관없다.
그럴때 한바탕 근심을 풀고 나면 얼마나 시원한가.
중국 소림사에 갔을때 갑자기 배탈이 난 적이 있다.
절 입구 화장실로 급하게 뛰어갔는데 하필이면 유료 화장실이었다.
소액의 인민화폐를 달라는데 마음은 급하고 환전한 돈도 없어서 가지고 있던 5달러짜리 한장을 꺼내 주었다.
얼마나 상황이 다급했던지 거스름돈 받을 여유도 없었다.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갈때의 마음과 나올때의 마음이 왜 그렇게 다르던지.
일을 끝내고 나오니 그제야 거스름돈 생각이 간절했다.
지금까지 나는 소림사를 떠올리면 '근심'을 처리했던 그 일만 선명하다.
급하면 돈도 필요없는것이 바로 '뱃속의 근심'이다.
해인사 해우소에는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있어라.
탐(貪욕심),진(瞋노여움),치(癡질병) 삼독도 이와 같이 버려 한순간의 죄업도 없게 하리라.'
해우소의 용도와 정신을 말해 주는 데는 이 게송보다 훌륭한 것이 없다.
배설한다는 의미는 곧 비운다는 뜻이다. 다 비워 버리면 뱃속이 상쾌해지는 것처럼 소유와 집착에서 벗어나면 삶의 무게도 가벼워진다는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비운다는 것은 삶의 분별과 속박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말한다.
-좋은 생각중에서-
책을 읽다가 너무도 좋은 내용인것 같아 올렸어요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병원인데 장소를 불문하고 이렇게 생각이 나서 올립니다. 나눌수 있는 기쁨이 있어 행복합니다.
우리 절 해우소에 글귀를 붙여 놓아야 겠어요,,,,호호호
|
|
